“ 천천히요, 천천히 ”
이런 일에 영글지 못한 제 손이 자꾸만 엇갈려 몇 개 남은 너의 단추조차 제대로 풀지 못 했다. 너는 미욱하고 둔하게 움직이는 손을 네 손으로 겹치며 말갛고 투명한 웃음을 그어 올린다. 네 입꼬리가 호선을 그렸고 그와 동시에 제 심장이 격하게 요동치는 것 같더란다. 네 이마 너머로 느껴지는 저 달달한 파동이 제 정신을 뒤집어 놓는 것 같았다. 제 손 위로 겹쳐진 네 손이 느릿한 움직임으로 단추를 끌어내린다. 단추가 하나씩 풀릴 때마다 심장이 쿵- 쿵- 하고 청신경을 향해 노크를 한다.
“ 샤워라도 할 걸 그랬네요. ”
“ 괜찮습니다. 어차피 언더보스가 달게 느껴질 겁니다. ”
단추들이 모두 풀어진 네 셔츠를 천천히 벗긴다. 손가락 끝으로 네 살갗이 드문드문 스쳤으며 그럴 때마다 숨이 가빠진다. 가볍게 숨을 내뱉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뜨거운 제 숨결에 제가 질식해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 내가 달아요? ”
네 질문에 셔츠를 벗기던 손길이 잠시 멈칫했다.
“ 뇌파나 언행이 아니라, 몸이? ”
네가 말을 덧붙이며 물었다. 셔츠를 벗기는 손길이 느린 곡선을 따라 다시 움직인다. 초침이 그리는 마디의 개수가 서른 개가 되었을 때쯤에야 닫아두었던 입술을 느리게 달싹였다. 제 입에서 나오는 어휘들을 맛보듯.
“ 사실 둘 다 달아요. ”
그렇게 말하고는 네 등허리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제 손이 차가웠던 것인지 네 몸이 움찔하고 떨렸다. 감각을 괴롭히는 네 뇌파들은 시계가 일을 할수록 더욱더 달게 영근다. 혀끝으로 느껴지는 달달한 복숭아꽃향이 제 이성을 괴롭힌다. 약이라도 올리듯 강하게 미각을 사로잡았다가 사라질 듯 미미하고 옅게 혀를 간질인다. 후각은 이미 달짝지근한 향에 중독되어 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 몸이 달다는 얘긴 또 처음 들어보네요. ”
사실 조금 어지러웠다. 감정에 휩쓸릴수록 에스퍼에 휘둘리기 마련이었기에 살아오는 과정 내내 이성을 잃지 않으려고 이를 악물고 버텼었는데. 이 상황에서 이성적으로 움직일 수 있을 리가 없지. 이윽고 달짝지근한 향으로 잔뜩 범벅이 된 네 입술을 급하게 훔쳤다. 과일의 매끈한 과육을 탐하듯 이빨 대신 입술로 베어 문다. 베어 문 순간 과즙 같은 향이 터져 나왔다. 제 미각을 덮치는 향이 진득하고 농염해서 감각이 죽어버릴 것 같았다. 그 와중에도 너는 익숙한 손길로 제 셔츠를 벗기고 있었다. 제 몸 위를 두른 셔츠는 금방 바닥 쪽으로 떨어졌다. 그와 동시에 제 입술을 똑똑 두드리는 네 혀는 저를 놀리는 것만 같았다.
네 바지버클을 풀어 내리기 시작했다. 아까보다는 익숙한 손길로 네 바지버클을 풀어냈다. 그리고 제 두 손을 조심스레 들어 네 얼굴을 잡았다. 부드러운 살결이 제 손바닥을 간질인다. 너는 소리 없이 웃으며 마주친 입술 사이의 제 혀를 살짝 빨아드린다. 그 행동이 제법 간지럽게 느껴져 입술이 얇게 구부러진 호선을 그린다. 네 숨결이 가깝게 닿는 순간, 제 허리에 네 팔이 감겼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마주 엉켰던 입술이 떨어진다.
“ 눕혀도 됩니까? 유홍 씨? ”
“ 일일이 묻지 않아도 돼요. ”
“ 이런 건 처음이라 서툽니다. ”
“ 키스 이상은 내가 처음일 거라더니, 정말이네 ”
“ 유홍 씨는 선수 같으십니다. ”
너는 천천히 바닥에 등을 누인다. 느슨하게 웃는 모습이 제법 여우같았다. 제 허리에 있던 손이 가슴팍으로 갔다. 미끄러지듯 아래로 훅 내려온 손길에 심장이 또 한 번 심술을 부린다. 심장의 고동 때문인지 손이 작게 떨렸다. 떨리는 손으로 네 바지를 끌어내린다.
“ 나야 뭐... 알고 싶어요? ”
“ 아니요. 괜찮습니다. ”
네 말에 조금 쓰게 웃었다. 괜찮다는 듯 웃어 보이기는 했지만 굳이 세세한 것까지 알고 싶지는 않았다. 네가 지금 저의 것인데 과거 따위가 중요하지는 않잖아? 그렇게 생각하며 네 허벅지 안쪽을 살살 매만졌다. 손바닥과 네 살결이 맞닿았고 네 몸이 움찔거렸다. 그리곤 가벼운 웃음을 지었으며 네 팔로 제 목을 걸어당겼다.
“ 사랑해요 ”
귓가에 퍼진 속삭임에 가슴이 찌릿하고 터질 것 같았다. 그와 동시에 달달한 네 뇌파가 거친 파도처럼 저를 덮쳤다. 긴장한 탓에 입술에 있던 침이 말랐다. 마른 입술을 조심스레 움직이며 네 속삭임에 답한다.
“ 저도 사랑합니다. ”
천천히 네 속옷을 끌어내리기 시작한다. 넌 제 목에 입을 맞추기 시작한다. 잘근잘근. 살갗에 닿는 고른 치아. 그다지 아프지는 않았지만 뭐랄까, 조금 묘한 기분이 들었다. 자국이 남았겠지? 뭐, 딱히 상관없어.
미미한 움직임으로 뜨겁게 달궈지기 시작하는 살갗의 향이 달달한 뇌파와 몸을 섞는다. 제 손이 허공의 아래로 내려가다가 네 것을 조심스레 잡았다.
“ 흐 ”
제 어깨를 잡는 네 손길이 귀여워 웃고 싶은데 긴장한 얼굴의 근육이 말을 듣지 않는다. 갑자기 잡는 게 어디 있냐며 중얼거리는 네 목소리가 귓가에 울리기만 할 뿐 명확하게 와 닿지는 않았다. 제 손바닥을 열기로 달구는 네 것을 어루만지며 네 눈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어깨를 붙든 네 손에 힘이 들어갔다. 네 것을 매만지던 손이 서서히 살갗을 훑으며 골반으로 이동한다. 골반을 부드럽게 쓸었다. 저는 결국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 해 마주치던 시선을 거둔다.
너는 손을 올려 제 뺨을 쓰다듬었다. 네 손길에 다시 네 눈동자를 응시한다. 맞닿은 시선 속의 너는 작게 미소 짓고 있었다. 그리곤 다른 손으로 제 바지 버클을 푼다. 몸을 일으켜 제 것에 입을 맞추곤 속옷과 바지를 함께 내린다. 제 것을 꺼내 살살 입에 물고 핥아 내린다.
“ 윽... ”
익숙하지 않은 물컹한 감촉에 결국 뜨거운 숨을 내뱉어버렸다. 머리가 하얗게 붕 뜨는 느낌과 함께 닥쳐오는 뇌파의 파동 때문에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이런 제 반응에 아량곳 하지 않으며 너는 제 것을 깊이 삼켰다. 제 것이 네 입술 사이로 천천히 모습을 드러낸다. 너는 제 것을 가지고 노는 듯이 완전히 드러난 제 것을 세운 채로 핥는다. 저를 올려다보는 네 눈길이 야시시해서 에스퍼를 조절하지 못할 것 같았다. 에스퍼를 꽉 잡고 있던 이성이 느슨해지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낀다.
“ 유... 유홍 씨. 조금 천천히... ”
제 말에 너는 오히려 더 강하게 나왔다. 아니, 정말 저를 가지고 노는 느낌이었다. 기둥을 진득하게 핥아 올렸으며 제 것이 아이스크림이라도 된 양 깊게 빨아올린다. 그 순간 드는 생각은. 아, 망했다.
이성이 완전히 느슨해져버렸다. 에스퍼를 묶고 있던 이성의 끈이 풀어졌으니 에스퍼는 고삐 풀린 망아지마냥 제 능력을 발휘한다. 아, 이젠 나도 몰라. 하는 생각으로 네 어깨를 한 손으로 거세게 쥐어 당기고는 다짜고짜 입술을 부볐다. 입술 안쪽에서 놀던 혀가 입술밖으로 나와 네 혀에 엉켜든다. 뇌파가 너를 향해 튀어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 감각이 공유가 됐을 것이다. 이미 제 통제 밖으로 벗어난 에스퍼를 제가 다시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 자, 잠깐, 이륜 씨 지금 에스퍼 쓰는 거 아니에요? ”
네가 급하게 입술을 떼며 물었는데 제 귀에는 그 말이 박히지 않았다. 뭐라고 웅얼거리는 것 같은데 뭐라고 하는 걸까. 네 목소리가 전하는 신호에 집중하지 않은 채로 고개를 내려 이번엔 제가 네 것을 입에 담는다.
“ 흐. 이륜 씨, 이제 그만, ”
제 어깨를 밀치려는 네 손길이 미끄러지기만 했다. 강하게 밀어낸다고 하더라도 밀릴 생각은 없었다. 제 혀로 네 것을 감싸고, 목구멍으로 네 것을 깊이 삼켜낸다. 제 머리칼에 얽히는 네 손과 제 어깨를 붙잡은 네 다른 손에 힘이 들어갔다.
제 입에 있던 네 것을 빼냈다. 네 것이 닿았던 혀가 뜨거워진 느낌이다. 제 타액이 얇은 실처럼 길게 늘어진다. 조금 쓸 법도 할 텐데 요동치는 뇌파 때문에 쓰기는커녕 오히려 달달하게 느껴졌다. 이미 제 뇌가 제 모든 감각을 휘어잡았기에 무엇을 하든 달 수밖에 없었다.
떨리는 손이 네 애널 쪽으로 내려간다. 천천히 느리게 손가락 끝으로 네 애널을 눌렀다.
“ .... 하나씩, 해요. ”
“ 알겠습니다. 아프시다면 말씀해주세요. ”
너는 제 말에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제 손가락이 점점 네 안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하나쯤은 더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서 손가락 하나를 더 넣어본다. 달달하게 느껴지는 뇌파의 파동에 미칠 것만 같았다. 네 볼을 살짝 핥아 올리며 뜨거운 숨을 작게 내뱉는다.
“ 이륜, 씨, 잠깐.. 조금, 천천히요. ”
네 부탁을 듣고 손가락을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움직였다.
“ 실례하겠습니다. ”
조심스레 입을 맞추며 네 혀를 찾는다. 말캉하고 뜨거운 네 혀를 쓸어내린다. 접촉을 통해 감각을 공유하기 시작한다. 네 뇌파의 흐름이 느껴진다. 쾌감으로 요동치는 흐름과 간질간질한 흐름이 같이 춤을 춘다. 뇌파뿐만 아니라 입술 사이를 오가는 혀도 미끈한 감촉 사이로 춤을 췄다. 타액이 제 입술 밖으로 살짝 흘러 번졌다. 네 안쪽에 자리 잡은 손가락이 좀 더 깊이 들어간다.
“ 흐 ”
네 신음소리가 새어나옴과 동시에 입맞춤이 끊어졌다. 마무리가 되지 못한 열기들이 어설프게 사그라진다. 네 눈동자를 똑바로 응시하며 미지근하게 식어가는 입술로 읊조린다.
“ 태유홍, 유홍아 ”
“ 응, 이륜아, 나 여깄어요. ”
“ 사랑해 ”
“ 나도요. 사랑해요. ”
사랑스럽고 예뻤다. 제 손이 네 뺨을 한 번, 그리고 네 입술을 두 번 쓰다듬었다. 옅게 웃으며 이제 넣어도 되냐고 물었다. 넌 타액에 번들거리는 입술로 될 것 같다며 대답을 한다. 여리게 웃는 모습이 예뻐 이마에 입을 살짝 맞추며 네 안쪽에 머물렀던 손가락들을 뺀다. 그리고는 너를 서서히 눕힌다.
“ 저를 꽉 잡아주시길 바랍니다. ”
제 것을 네 애널에 끼워서 맞추며 속삭인다. 천천히 끼워 맞춰지는 아래. 부드럽고 뜨거운 숨을 내뱉었다.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조여 오는 네 안쪽에 빠르게 움직이는 건 쉽지 않아 보였지만 열기가 후끈 올라와서 아무래도 상관없을 것 같았다. 뇌까지 녹여버릴 것 같은 열기에 에스퍼가 또 한 번 날뛸 것 같았다. 입술이 스칠 거리에서 네 이름을 또 불렀다.
“ 하아... 유홍아 ”
“ 응, 이륜아, 정이륜. ”
“ 예쁩니다. 정말. ”
날뛰는 에스퍼가 다 너를 향하는 것 같았다. 감각이라는 게 멋대로 공유가 되는 느낌이었다. 네 표정들이 야하게 그려졌으며 숨이 더더욱 달뜨고 있었다. 너는 제 어깨에 매달리듯 끌어안긴다.
“ 아, 흣, 잠, 이륜, 잠깐. ”
제 어깨에 닿는 네 숨결과 뇌를 지배하는 쾌락. 그리고 진한 자극에 감각마저 둔해질 것 같았다. 너무 강한 자극이 때로는 감각을 둔하게 만들기도 하니까.
“ 이륜, 하으, 거기, 좀, 읏 ”
“ 여기 좋습니까? ”
“ 응, 거기, 흐, 좋아, 좋아요, ”
“ 후으... 실례하겠습니다. ”
오늘만 이 말을 두 번 내뱉었다. 네 이마에 살포시 제 이마를 맞닿게 하고는 네 감각을 느껴본다. 쾌락에 떨려오는 달달한 향이 척추를 타고 전해지는 것 같았다. 감각들이 진한 자극들로 둔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네 자극들이 또 새롭게 전해진다. 도대체 얼마나 야한 거야. 태유홍.
“ 흐아, 너무, 앗, 하응 ”
들리는 네 신음소리가 야릇하고 예쁜 나머지 마주 닿은 이마도 떼어내며 네 눈꺼풀 위로 가볍게 입을 맞췄다. 눈꺼풀에 맞췄던 입술이 뜨겁고 달게 달궈지는 느낌이었다.
“ 하아... 예뻐 태유홍 ”
“ 응, 하앙, 정, 정이륜, 힉. ”
너는 다급하게 제 입술을 찾아 부볐다. 부벼지는 입술을 타고 전해지는 짜릿한 자극에도 허리는 멈추지 않았다. 조금, 조금씩 빨라지는 허리 그리고 시계가 열심히 일을 할수록 뜨거워지는 네 안쪽. 마주하는 살갗들이 진득했고 또 달았다. 간신히 저를 올려다보는 네 시선도 달게 느껴졌다. 맛보고 싶었기에 네 입술을 살짝 빨아올렸고 네가 귀여웠기에 네 젖은 머리칼을 제 손으로 헝클었다.
“ 사랑한다고... 흐... 해줘. 유홍아 ”
“ 사랑, 해, 이륜아. ”
달달하게 제 귀로 떨어지는 네 목소리가 제 이성을 가지고 노는 것 같았다. 네 말 한마디에 오락가락하는 제 꼴이 조금 우스웠지만 기분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척추로부터 전해져오는 쾌락이 절장을 향해 달려간다.
“ 저 갈 것 같습니다... ”
“ 나, 얼굴 보여줘요, 이륜아. ”
“ 알겠습니다. ”
숨을 몰아쉬며 힘없이 웃었다. 허리짓이 조금 더 거칠어졌고 끝을 향해 다가가는 감각들이 온몸 여기저기에 퍼졌다. 이 감각들이 의도치 않게 네게도 전달되는 듯했다. 미간을 살짝 구기며 네 안쪽에 사정을 한다.
“ 으응, ”
너도 함께 사정을 하면서 숨을 몰아서 내쉰다. 힘들만도 할 텐데 너는 좋았냐고 나에게 묻는다. 대답 대신 네 눈꺼풀에 입을 맞추며 웃었다.
“ 수고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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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공미포 약 4천 5백자 쪼끔 넘음.... 껄껄껄껄껄껄... (눈흐릿)